002 레이 브래드버리, 화씨 451
p. 89
"혼자 있게 해 줘요. 난 아무 것도 몰라요."
밀드레드가 말했다.
"혼자 있게 해 달라고! 그래 좋아, 그렇지만 나는 뭐가 되는거지? 우린 혼자 있으려고 애쓸 필요가 없어. 우린 적어도 가끔씩이나마 서로를 성가시게 해 줘야만 해. 우리가 정말로 상대방에게 진지하게 관심을 가져 본 게 도대체 얼마나 됐지? 정말로 중요하다고 느끼면서, 정말로 진지하게 말이야!"
p.99
학교 다닐 때 자네 반에서 특별히 '총명'했던 친구. 다른 애들이 납인형처럼 멍하니 앉아 있을 때 열심히 손들고 대답하던 친구가 있지 않았던가? 다들 그 친구를 미워했겠지. 그래서 수업이 끝난 뒤에 몰려가서 때리고 짓밟았겠지. 그렇지? 그래. 물론 그랬어. 우리가 전부 똑같은 인간이 되어야 했거든. 그리고 또 사람들은 전부 똑같은 사람이 되도록 길들여지지. 우린 모두 서로의 거울이야. 그렇게 되면 행복해지는거지. 움츠러들거나 스스로에 대립되는 판결을 내리는 장애물이 없으니까...
p.136
당신이 찾아헤매는 건 책이 아니야! 당신은 낡은 축음기 음반에서, 낡은 영화 필름에서, 그리고 오래된 친구들에게서 책에서 구할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의 것들을 얻을 수 있지. 자연 속에서, 그리고 당신 자신 속에서 찾아보시오. 책이란 단지 많은 것들을 담아둘 수 있는 그릇의 한 종류일 따름이니까.
p.238
무엇을 하는가는 중요하지 않아. 네 손에 닿기 전의 모습에서 네 손으로 네가 좋아하는 식대로 바꾸면 되는 거란다. 그저 잔디를 깎는 사람과 정원을 가꾸는 사람과의 차이란 바로 매만지는 데 있지. 잔디를 깎는 사람의 마음은 전혀 정원에 있지 않지만 정원을 가꾸는 사람은 언제나 그곳에 있단다.
190124